백건우(71)는 천재다. 만 10세에 국립 교향악단과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한 기록이 있다. 60년 넘게 재능을 펼친 음악가다. 공식적으로만 그렇단 이야기다. 협연 전까지 따지면 태어날 때부터 예술적 감수성을 타고났다고 봐도 불편하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 그렇듯, 천재는 외롭다. 사람들은 늘 천재에게 무엇인가 새로운 것, 뛰어난 것을 바란다. 누군가는 팔짱을 낀 채 ‘얼마나 천재인지 볼까’라며 노려보고, 누군가는 ‘더 대단한 상을 탄 피아니스트 실력이 더 좋다’는 한심한 소리를 해댄다. 그래서 천재는 스스로부터 만족해야 한다. 누군가를 따라갈 수도 함께 갈 수도 없기 때문이다. 늘 선구자처럼 새로운 한계를 만들고 스스로 뛰어넘어야 한다. 오는 9월 1~8일 백건우는 베토벤 전곡을 공연할 예정이다. 2007년 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회 이후 10년 만이다.

[기사원문]

https://news.joins.com/article/21779486